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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랴
  관리자
 
     
  사가랴
무엇이 부끄러운 삶인가

 신앙적으로 보나, 사회적으로 보나, 개인적으로 봐도 사가랴는 매우 행복한 삶을 산 사람, 매우 훌륭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성경으로부터 그에 대해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는 하나님 앞에 의인이라고 한 언급(눅 1:6)과 주의 사자가 그의 앞에 나타나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라고 말한 것(눅 1:13)을 통해 그가 참으로 경건한 신앙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그가 아비야 제사장 반열에서 태어나(눅 1:5), 제사장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는 보도를 통해서 우리는 그가 신앙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시 제사장은 제사장 가문에서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이를 수 있는 직위로 사회적으로 매우 존경받는 성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가 개인적으로도 매우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의 아내가 좋은 가문에서 성장한 사람일뿐만 아니라(눅 1:5), 늦은 나이에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상당 기간 동안 어려운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는 있지만 아들을 낳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행복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특별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사가랴는 신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매우 행복한 삶, 훌륭한 삶을 산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들을 낳았을 때 “주께서 나를 돌아보시는 날에 사람들 앞에서 내 부끄러움을 없게 하시려고 이렇게 행하심이라”는 고백을 하였다. 부끄러울 것이 전혀 없는 삶을 산 그가 왜 이러한 고백을 하였을까?

 이는 아마도 부끄러움의 정의 때문일 것이다. 부끄러움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접해 본 서양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부끄러움(혹은 수줍음)을 많이 탄다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부끄러움이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전통에서의 부끄러움은 사람다운 삶을 살지 못하였을 때 부끄럽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집안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든지,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든지, 선비로서 글 읽는 일에 게으른 행위 등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가랴가 말하는 부끄러움, 성경이 말하는 부끄러움이란 무엇인가? 이를 정의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가랴의 아들 침례 요한의 일생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침례 요한은 생활에 있어서나 신앙에 있어서 비난 받을 어떤 일을 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신앙의 모범을 보이며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하나님의 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린 사람이다. 사가랴는 비록 자신의 아들이 하나님의 의를 위해 목 잘려 죽었지만,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광스러운 일이기에 부끄럽지 않다고 고백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가랴가 말하는 부끄러움, 성경이 말하는 부끄러움이란 그가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의 일을 힘써서 했는가? 심지어 자신의 생명을 바치기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고 하나님의 일을 끝까지 실천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비록 초라한 형색으로 일생을 살았다고 해도 그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힘껏 하면서 살았다면 그는 부끄러운 삶을 산 사람이 아닐 것이다. 반면 아무리 많은 금은보화를 일구고, 수많은 사람들을 거느리는 권세 있는 삶을 산 사람일지라도 그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면 그는 부끄러운 삶을 산 사람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마지막에 남긴다. 그렇다면 우리 주님께서 성도들에게 원하시는 것도 마지막에 하신 말씀들이 아닐까? 성경은 주님께서 세상의 모든 족속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하셨다는 사실을 전한다. 전도하지 못하는 삶, 그것은 부끄러운 삶이다.

이영호 교수, 한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