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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오순절 운동의 시작은 1901년 미국 캔자스(Kansas) 주(州) 토페카(Topeka)에 소재한 베델성경학교에서 찰스 팔함(Charles F. Parham)에 의해 시작된 성령 운동과 1906년 윌리엄 시무어(William J. Seymour)에 의해서 시작된 로스앤젤리스 아주사 거리의 성령 운동으로 보고 있다. 오순절 운동의 가장 큰 신학적 특징은 성령 침례에 관한 것이다. 오순절 운동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성령 침례에 관한 이해가 부족했고 성령의 사역을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오순절 운동의 신학적 뿌리는 크게 세 가지 기독교 전통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번째, 성령을 받는 것과 불침례를 분리시킨 로마 가톨릭과 영국 성공회의 견진성사에서 오순절 운동의 신학적 뿌리를 찾으려는 경향이다.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는 오랜 세월 동안 성도들의 중생 외에도 귀신을 쫓아내는 축귀, 신유, 기적 등과 같은 영적인 전통을 유지해 왔다.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의 영적인 사역과 오순절 운동을 신학적으로 연관지으려는 부류의 사람들은 오순절의 신유와 영적인 체험 등이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의 신학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청교도 운동(Puritanism)과 오순절 운동과의 신학적 연관성이다. 윌슨(Garth Wilson)은 『청교도의 성령론』(Puritan Doctrine of the Holy Spirit)이라는 책을 통해서 중생과 성화 외에 성령의 사역에 대해서 가르쳤던 청교도들의 신학과 오순절 교리가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청교도 운동과 오순절 운동의 신학적 연관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청교도들이 주장해 왔던 교회의 ‘늦은 때의 영광’(latter-day glory)과 천년왕국에 대한 교리들이 오순절 운동의 종말론과 성령의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사역과 같은 신학의 뿌리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세번째, 성결 운동의 신학적 전통과 오순절 신학의 연관성이다. 도널드 W. 데이턴이 쓴 『오순절 운동의 신학적 뿌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듯이 20세기 오순절 운동과 그 보다 앞선 19세기 성결 운동은 많은 신학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존 웨슬리(John Wesley)와 존 플레처(John Fletcher)를 중심으로 한 성결 운동과 오순절 운동의 공통적인 신학적인 관심사는 중생 이후의 성령 체험이었다. 웨슬리의 신학은 성령 침례라는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성령 침례보다는 성화, 즉 ‘진정한 그리스도인’(Real Christian)으로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웨슬리는 성령 침례의 증거를 방언과 같은 성령의 은사와 연관시키지 않고 성도들의 성숙하고 거룩한 삶을 나타내 주는 성령의 열매와 결부 시켰다. 웨슬리는 성령의 사역을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으로 이해했으며, 예수님의 마음을 가진 사람과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행하신 것을 그대로 행하는 사람을 ‘완전한 자’라고 규정했다. 후대의 감리교인들은 사도 시대에 행해졌던 수많은 은사들을 오늘날의 성도들도 풍성하게 소유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지만, 웨슬리는 성령의 은사들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했다.
웨슬리의 제자였던 플레처는 성화와 성령 침례를 동일하게 이해했다. 플레처는 지금은 성령의 시대이기 때문에 성령을 사모하는 사람들을 열광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성부의 시대, 성자의 시대, 성령의 시대로 구분하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의 사역을 분리시키는 세대주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성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대에 플레처의 이러한 주장은 그리스도 중심적인 신학적 사고를 성령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시켰다. 플레처는 20세기 오순절 운동이 시작되기 이전에 성령 침례와 성령의 역할에 대한 신학적인 지평을 넓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오순절 신학이 웨슬리의 신학과 성결 운동의 신학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데이턴 박사는 오순절 운동과 과거의 신학과 영성 운동들과의 연속성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오순절 운동과 오순절 신학은 기독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신학을 이루어 가고 있으며 기존의 신학들과의 연속성뿐만 아니라 불연속성, 그리고 더 나아가서 평행성을 유지하며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윤 목사(국제신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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